포스트 모더니즘 - 마르크스 벤야민 자본주의

2008. 6. 25. 13:56Excretion

내겐 포스트 모더니즘의 시대 속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나는 자신이 속한 세상에 관해 알기 위해서는 그 전 단계에 대한 공부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공부한 것이 모더니즘이었다. 그 다음에는 낭만주의, 계몽주의, 합리주의, 중세시대,  이집트와 그리스가 순서대로 놓여있었고 3년 이상을 카메라와 떨어져 소비했다.  그안에는 언제나  나를 꿈처럼 휘어잡는 발터 벤야민이 있었고  21세기의 시대에  사진가로 살길 원하는 나를 '사진적'으로 갈등 시키는 마르크스가 있었다.

그러던 후, 나는 허망한 꿈에서 깨어나는 듯 했다. 공부라는 것은 커다란 목표보다는 꾸준한 시간을 지니고 열심히 하는 것 밖에 왕도가 없는 것이 지극히 확실해 보였지만. 조바심은 머리속을 계속해서 잔인하게 조여오고 시침은, 분침은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진다.

나는 다시 전시장을 돌고 사진을 찾아 인터넷을 헤매며 간신히 사진으로 돌아왔다. 거기에는 쨍하디 쨍한 잉크젯 페이퍼속에 담겨진 캐주얼 사진들이 시대를 갈아타고 놓여져 있는 듯 했다. 혹은 내가 너무 과거 속에서 살아 온게 아닐까?

포스트모더니즘은 결국 존재하지도 않는 말들과 생각들의 지저분한 뭉텅이에 지나지 않을 뿐이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든다. 롤랑 바르트와 수잔 손택 그리고 발터 벤야민을 빼면 사진에 관해서는 별로 할말도 없다. 그들은 도대체 멋진 스틸 사진 한컷 찍을수도 없는 문외한들이었을 뿐인데!.

카메라를 들고 범죄와 전쟁속 기아와 죽음의, 이제는 지겨워진 이미지로 남은(자본주의의 위력이랄까.) 사진속으로 편입하지 못할 바에야 사진을 자신속에 투영하는것이 보다 올바른게 아닐까?.

분명해 보이는 것은 어디에서도 발견되어지지 않는다. 모호함. 이 더럽고 끈질긴 모호함. 사진은 그렇게 내게서도 모호하고 희미해보이기만 해왔다. 어떤 작가도 자신이 속한 이 현실세계를 완전히 떠나 존재할 수는 없는 것. 그러나 과연 계속해서 이 세상을 탐구하고 들여다 보는 것이 나 자신을 위로할 수 있는 사진들로 남아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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