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에 대하여 알고 싶은 것들.

2007. 12. 29. 10:55References

아래의 글은 강유원님이 운영하시는 Armarius.net에 올라온 글은 퍼온 것입니다. '이웃'이라는 닉네임을 쓰시는 분이 질문하시고 다른 여러분들이 대답하셨습니다.

원본 출처는 다음과 같습니다.
http://armarius.net/bbs/view.php?id=www_bbs&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4452&PHPSESSID=6e2790888dbf12cfc1c4b1dc2815aa01


우리 말 문법이 참 애매한 경우가 많은데 어디 알아 보려고 해도 마땅찮아 이곳에 질문을 드립니다.
주로 헷갈리는 것이 조사(토씨)의 쓰임새와 띄어쓰기입니다.

1 가령

1) 돈이 되고 이익이 되면 기만이 더욱 발달을 할 것이다.

2)  돈되고 이익되면 기만이 더욱 발달할 것이다.

3)  돈 되고 이익 되면 기만이 더욱 발달할 것이다.

위의 세 가지 경우에서  어떤 것이 맞는 표현이며, 조사와 띄어쓰기는 어떤 기본 규칙을 따라야 하는지요?

2  다음

1) 노갑돌씨는 엉터리이다.
2) 노갑돌씨는 엉터리다.

위에서 '..이다' 와 '..다'의 용법은 어떤 규칙에 따라야 하는지요?

3 그리고

'되'와 '돼' 의 용법도 정확히 알고 싶습니다.

답답증을 풀어 주시면 대단히 고맙겠습니다


독자     ::     우리말 배움터 주소 입니다.http://urimal.cs.pusan.ac.kr/urimal_new/
다양한 문법 규칙과 번역투의 오용 등등에 관한 것을 배우고 문의하실 수 있습니다. 묻고 답하기를 활용하시면 더 자세한 활용규칙과 문법을 배우실 수 있습니다.    (210.108.103.xxx)     삭제
고마*     ::     1. 띄어쓰기의 대원칙은 간단히 말해서 "각 단어는 띄어씀을 원칙으로 한다. 다만 조사는 붙여쓴다." 정도로 기억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1)과 3)은 맞고, 2)는 틀립니다. 2)가 틀린 이유는, '돈되다', '이익되다'가 한 단어로 인정되기 힘들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한 단어로 인정되느냐 안 되느냐는 대체로 사전에 '표제어'로 올라 와 있느냐 아니냐로 판단합니다. 온라인 국어사전의 창을 띄워서 '돈되다'라고 치면 없는 단어라고 나올 겁니다. '돈되다', '이익되다'는 '돈(이) 되다', '이익(이) 되다'에서 조사를 생략한 형태라고 보아야 합니다. 다만 관점에 따라서는 '이익되다'는 허용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그렇게 잘 쓰지는 않지요. '이익이 되다'라고 하지 '이익되다'라고는 하지 않죠. 그리고 1)과 3)은 조사만 생략되었지 거의 같은 문장입니다. '발달을 하다'와 '발달하다'만 다른데, 이는 둘 다 옳습니다. 발달은 명사로 독립적인 형태로도 쓸 수 있고, '-하다'를 붙인 '발달하다'라는 동사의 형태로도 쓸 수 있습니다. 우리말에는 명사에 '-하다'나 '-되다'를 붙여 동사형으로 쓰는 단어가 무척 많습니다. 그래서 다소 헷갈릴 수도 있고, 무 자르듯이 딱 잘라 옳다 그르다 판단하기 힘든 경우도 있습니다만, 위에서 언급한 '대원칙'을 염두에 두고, 잘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사전창을 띄워서 검색해 보시면 대체로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다른 얘기지만, "기만이 발달하다"는 적절한 호응관계가 아닌 것 같습니다.)

2. 간단합니다. 윗말에 받침이 받침이 있으면 '-이다', 없으면 '-다'를 씁니다. 다만 받침이 없을 때 '-이다'를 쓰는 것도 허용합니다. 받침이 있는 경우를 틀리게 쓰는 일은 없겠지요? '수박이다'를 '수박다'라고 쓸 일은 없을 테니. '엉터리'처럼 받침이 없으면 '엉터리다', '엉터리이다' 처럼 둘 다 쓸 수 있습니다. 따라서 1), 2) 둘 다 맞습니다. (다른 얘기지만, '노갑돌씨'는 '노갑돌 씨'라고 쓰는 게 현행 맞춤법상 옳습니다. '씨'나 '님'은 띄어써야 합니다. '노갑돌 씨', '노갑돌 님'처럼 말입니다. 물론 편의상 붙여 쓰자는 의견도 많이 있고, '씨'나 '님'이 많이 들어가는 글에서는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붙여 쓰기도 합니다. 하지만 원칙은 띄어써야 한다는 걸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3. '돼'는 '되어'를 줄인 말입니다. '되어'를 줄인 말인지 그렇지 않은지를 판단해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안 돼" 같은 단어에 대해서 의문이 생길 수 있는데, "안 돼" 역시 "안 되어"를 줄인 말입니다. 어색해 보이긴 합니다만 그렇습니다.    (211.224.163.xxx)     삭제
고마*     ::     맞 춤법 얘기가 나와서 갑자기 생각났는데, 어제 <서구 정치사회 고전 읽기> 강의 내용 중에 "떼려야 뗄 수 없다"에 관한 얘기가 나왔는데, "떼려야 뗄 수 없다"는 맞는 표현입니다. "뗄레야 뗄 수 없다"라고 흔히 입말로 쓰는데 "떼려야..."라고 쓰는 게 현행 맞춤법상 옳습니다. "먹을래야 먹을 수 없다", "할래야 할 수 없다", "갈래야 갈 수 없다" 등도 마찬가지로 "먹으려야 먹을 수 없다", "하려야 할 수 없다", "가려야 갈 수 없다" 등으로 써야 합니다.    (211.224.131.xxx)     삭제
reedle     ::     '되'와 '돼'의 자리에 '하'와 '해'를 넣어 보면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그러면 안 돼"의 경우 '돼' 자리에 '하'를 넣으면 어색하고 '해'를 넣으면 어색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돼'가 맞습니다.    (211.40.14.xxx)     삭제
이웃     ::     아하! 그러니까!
가령 그냥 예를 들자면
'노갑돌이는 한 때 빛 좋은 개살구로 백성들을 황당하게 기만했던 골 때리는 경우를 안겨준 엉터리이다.' 나 '..엉터리다.' 는 둘 다 맞는표현이 되겠군요.

그리고 가령 '자신들이 먼저 거짓이 되었는 줄도 모르고 남더러 거짓되었다고 한다면..' 에서 '..거짓이 됐는 줄도 모르고..' 로 표현해도 되겠군요.    (222.110.181.xxx)     삭제
이웃     ::     세 분님 친절한 답글에 몰랐던 것을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그런데 고마님, 호응관계를 언급하셨는데 흔히 서구 철학서적에는 추상명사를 보통명사나 고유명사 같이 자가적인 생명력을 부여하여 스스로 생동하는 표현이 흔하던데, 형용의 폭이나 의미가 좀 더 사유하는 것에 부합하려면 표현방식이 다양한 수사가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혹시 위에서 '기만술이 더욱 발달할 것이다' 라고 하면 호응이 더 잘될런지요?    (222.110.181.xxx)     삭제
고마*     ::     1. 물론 "기만이 발달하다"보다는 "기만술이 발달하다"가 더 적합하겠지요. 하지만 "기만술이 발달하다"도 어색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발달'은 "기술이 발달하다", "지능이 발달하다" 등과 같이 성장이나 성숙, 높은 수준에 이른다는 '긍정적인' 의미가 강합니다. 물론 "잔머리가 발달하다"처럼 부정적인 의미로 쓰기도 합니다만, 그것은 구어적인 표현이고, 학술적인 글에선 잘 쓰지 않지요.

"기만술이 발달하다"도 마찬가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제가 과문해서 잘 모르는데, '기만술'이라는 게 사회과학적 맥락에서 큰 의미가 부여된 단어입니까? 예컨대 철학용어 사전 같은 데 나옵니까? 그렇다면 "기만술이 발달했다"는 말도 (굳이 쓰고 싶다면) 가능할 것도 같습니다. 그렇지 않고 그냥 '속임수' 정도의 의미로 쓰시 거라면 적절치 않다는 말입니다. 문맥만 가지고 따져 보자면 "기만술이 판을 치게 된다" 또는 "기만술이 횡행하게 된다" 같은 말 정도면 적당할 것 같습니다.


2. 위에 쓰신 문장에서 "호응이 더 잘될런지요?"는 "호응이 더 잘 될는지요?"라고 바꿔야 합니다. 물론 '잘되다'도 표제어로 올라 있기 때문에 "호응이 잘되다"도 틀린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선 대체로 "호응이 잘 되다"라고 씁니다. "호응이 되다"에 '잘'이라는 부사를 끼워 넣은 형태로 말입니다. 왜 그러냐고 묻는다면, 그냥 그렇게 쓴다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굳이 이유를 추측하자면, "호응이 잘 되다"는 말 못지않게 "호응이 잘 안 된다"는 말도 많이 쓰기 때문에, "호응이 잘된다"라고 관용적으로 못박아 두지 못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될런지요'가 아니라 '될는지요'라고 씁니다. '할런지요'도 '할는지요'가 맞습니다. 따라서 최종적으로 "호응이 더 잘 될는지요?"가 맞는 것입니다.    (61.85.79.xxx)     삭제
천태망상     ::     1. 1번과 3번이 맞는 표현인 것 같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3번이 좀 더 구어체 문장이라는 겁니다. 한국 사람은 말할 때 조사를 많이 생략합니다. 오히려 조사를 다 쓰면 어색할 경우가 더 많습니다. 특히 별 뜻 없이 문법적인 관계를 나타내는 격조사는 많이 생략합니다.
1. 이 책 누구 책이니?
2. 서울 가서 누구 만나려고 그러니?
3. 너 숙제 다 했니?
a. 이 책이 누구의 책이니?
b. 서울에 가서 누구를 만나려고 그러니?
c. 네가 숙제를 다 했니?
따라서 돈되다. 이익되다는 조사를 생략한 형태로 보는 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되다가 명사와 결합되는 경우는 -하다류 동사의 피동형입니다.
성립하다. 성립되다.
추구하다. 추구되다.
일반화하다. 일반화되다.
기록하다. 기록되다.
이와 같이 -하다와 -되다의 관계는 아주 기계적으로 대응됩니다.
물론
사랑하다. 사랑되다.
공부하다. 공부되다.
대응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대응 관계를 이룹니다.
그런데 돈하다. 이익하다라는 말은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 말은 명사에 붙여 동사를 만드는 -하다와 그의 피동형인 -되다를 원칙적으로 붙일 수 없는 명사형입니다. 이 말은 명사 뒤에 붙어 피동형 동사를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동사'되다'의 '어떤 상황에 이르다'라는 뜻일 겁니다. 보어와 불완전 자동사의 관계입니다.
이것은 돈이 된다. 저것은 이익이 된다.
'돈이 되다.'와 '이익이 되다'에서 보어자리에 쓰이는 주격조사 '이'또는'가'가 생략된 형태입니다.
'발달을 하다.'보다는 '발달하다'가 더 좋은 표현이라고 봅니다. 둘의 뜻 차이가 미미하고 사전을 찾아보면 발달에 -하다를 붙일 수 있다고 나와 있습니다. 같은 뜻이고 사전에 발달하다라는 동사가 나와 있는데 그것을 억지로 분리하고 대격조사'를'를 붙여 잉여적으로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씨는 명사입니다 명사는 당연히 띄어야 합니다.
'이다'와 '다' 구분은 받침이 있을 때는 이다을 쓰고 받침이 없을 때는 다를 쓰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러나 받침이 없을 때도 이다를 쓰는 것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돼'는 되에서 기본적으로 어로 시작하는 어미가 결합하는 형태라고 보는 것이 좋습니다.
(되-)+(-어서)
그렇게 되어서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그렇게 돼서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되-)+(-어)
그녀가 안되어 보여도 참아야 한다.
그녀가 안돼(?) 보여도 참아야 한다.
(되-)+(-어라)
커서 꼭 의사가 되어라.
커서 꼭 의사가 돼라.
(되-)+(-어야)
커서 꼭 의사가 되어야 한다.
커서 꼭 의사가 돼야 한다.
(되-)+(-어) 문말의 반말체 어미
너는 그것을 해서는 안돼!
너는 그것을 해서는 안되어!(?)
(되-)+(-었-)
그는 선생님이 되었다(되었습니다. 되었소. 되었어요.)
그는 선생님이 됐다(됐습니다. 됐소, 됐어요)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돼'는 대부분 '어'로 시작하는 어말어미나 연결어미와 결합하여 만들어지는 형태입니다. 그러나 위의 예에서 보는 바와 같이 '돼'는 구어적인 면이 풍기고 문말에서 쓰이는 것을 제외한다면 약간 어색합니다.
되는 '어'로 시작하는 어미를 제외한 나머지에 쓰입니다
되-다, 되-는구나, 되-니, 되-면, 되-고, 되-겠구나,
되-도록,되-게,되-듯이, 되-며,되-느라고,되-므로
되-자마자,되-더라도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어'로 시작하는 어미를 제외한
나머지는 '되'입니다    (221.164.50.xxx)     삭제
이웃     ::     국어와 국사를 한글로 정상적으로 배웠는데도 제가 헷갈린 부분이 많았습니다.
약간 다른 얘기입니다만, 누가 국어와 국사도 영어로 가르치면 된다는 얘기를 한 모양이던데, 갈수록 우리말이 파괴 되어가는 세태에서 상식 이하의 황당한 발상에 웃음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친절한 답글 덕분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큰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222.110.181.x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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